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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뉴스레터 "창원시니어클럽 - 아리랑알리미사업단 우수사례"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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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한춘만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4,449회   작성일Date 09-04-1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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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이 글자 한 번 읽어 봐요~ ‘뛰다’ ‘걷다’ ‘나르다’, 발음이 어려우면 천천히 읽어도 되니까 또박또박 해봐요~” 한 교실에서 책상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젊은 여성들이 어눌하지만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한글 단어를 한 자 한 자 따라하느라 진땀을 흘린다. ‘한글’이야 대한민국 젊은이라면 어느 누가 모를까 싶지만 여기서 수업을 받는 이들은 베트남, 몽골, 필리핀 등지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새내기 며느리’들이다. 한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기초적인 단어부터 시작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어 발음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라며 수줍은 듯 웃어 보인다. 그들의 옆에서는 다정한 아버지, 어머니 같은 어르신들이 열심히 격려하며 한글을 가르치고 있었다.
    한선호(69)어르신은 요즘 새로운 며느리들, 조카들을 돌보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바로 창원시니어클럽에 주마다 나와 한국으로 시집온 새댁들과 그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쳐 주는 일을 하고 있는 것. 처음에는 낯선 사람들을 가르쳐야 하는 것이 그저 막막하고 어색할 뿐이었지만, 지금은 젊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아이들을 돌봐주면서 가족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것이 마냥 행복하다고 한다.
    한 어르신은 “외국에서 온 며느리들은 순진하고 착해요. 가끔 의사소통이 잘 안돼서 어려운 점이 있긴 하지만 가르쳐 주는 대로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모릅니다.” 라며 뭘 하든 그저 예쁘다는 마음만 든다는 말과 함께 며느리 칭찬 일색이다.
    처음에 어르신은 이주 여성을 대상으로 한글을 가르치는 일을 맡아왔지만, 최근에는 여성결혼 이민자 가정 아동 놀이지도도 함께 하고있다. 손자, 손녀 같은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너무 즐거워서라고 하는데, 어르신들은 여성이민자들이 교육을 받을 동안 그들이 데려온 ‘손주’ 녀석들을 돌봐주는 ‘베이비시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이를 대상으로 동화책을 읽어주거나, 함께 그림을 그리거나 제기차기와 같은 한국 전통 놀이를 함께 하며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어 여성이주민들이 한국문화를 배우러 다니는데 그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경남 창원시니어클럽에서 실시하고 있는 ‘아리랑알리미’는 2008년부터 시sub03_05.jpg 작된 사업으로 농촌으로 시집 온 여성결혼이민자들이 한국어, 한국문화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인일자리사업이다. 현재 한국어교육, 컴퓨터 교육, 음악 및 레크레이션 교육, 이민자가정 아이 돌봄이 등에 어르신들이 직접 강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지역 내 국제결혼가정의 여성이민자 15명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창원시는 베트남, 중국, 필리핀 등의 이주민이 경남 지역 중 두 번째로 많은 지역입니다. 타지에서 부모의 정을 느끼지 못하고 언어소통의 어려움과 낯선 환경에의 적응 등의 문제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이들에게 한국문화교육을 통한 적응 훈련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인 것이죠.”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창원시니어클럽 담당자는 이 사업이 지역문제 현안을 해결하고 노인인력을 활용할 수 있어 1석2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sub03_06.jpg이 같은 배경으로 시작된 ‘아리랑 알리미’사업은 성공적이었다. 기관 자체 조사 결과 참여하고 있는 어르신들, 여성이민자들, 사업수요처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았던 것. 작년에 2개의 수요처(보라미여성봉사회, 민들레노인복지회)에 어르신들을 파견한 바 있는데, 그곳에서 모두 2009년도에도 지속적으로 파견할 것을 요청하였고, 7개월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사업 연장 요청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사업담당자는 ‘아리랑 알리미’의 큰 장점은 무엇보다 어르신들의 단합적인 모습에서 나오는 ‘에너지’라고 말한다. “‘즐거움도 본인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며 내가 즐거우면 남도 즐겁다’라는 것이 여기 어르신들의 신조입니다. 어르신들은 그만큼 일을 즐겁게 하고 있고, 또 그 ‘즐거운 에너지’를 여성이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것이죠”

    sub03_07.jpg그 결과 일하는 어르신도 참여하는 여성이주민들도 이 사업을 통해 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담당자의 말이다. “내가 돌봐준 아이들이 나를 기억할 때, 한글교육을 마치고 돌아가는 이주여성들의 서툰 말이지만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들을 때 정말 흐뭇해요. 그게 우리가 이 일을 하는 이유랍니다.” 외국 이주민 여성들을 우리 며느리라며 아낌없이 사랑을 아낌없이 나눠주는 어르신들. 어르신들이 있어 낯선 땅에서 새 삶을 시작하는 여성이주민들이 지역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